혜가득

생리적 기능

몸에 가장 많은 무기질인 칼슘은 대부분 뼈와 치아를 만드는 데 사용되지만 1%가량은 혈액을 타고 돌면서 근육이나 신경의 기능을 조절하고 혈액 응고를 돕는다. 그러나 혈액 내 칼슘이 필요한 이상으로 특정 조직이나 기관에 쌓이면 석회질이 생긴다.
칼슘(calcium, Ca)은 신체 내에 함유되어 있는 무기질 중 가장 많은 양으로 존재하고, 성인의 경우 체중의 1.5∼2.0% 정도인 900∼1200g을 차지하고 있다. 칼슘의 99%는 뼈와 치아에 존재하며 나머지 1%는 혈액, 세포외액, 근육 등에 있다. 칼슘은 1808년 영국의 화학자 데뷔가 석회에서 분리해 냈으며, 칼슘이란 명칭은 라틴어로 석회를 ‘calx’라고 하는 데서 유래되었다.

석회화(石灰化, calcification)이란 칼슘이 과도하게 침착돼 몸의 조직이나 기관이 돌처럼 단단해지는 것이다. 석회질은 혈관, 관절, 유방 등 다양한 부위에서 생기며, 암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있는 것도 있다.
중년 여성들에게 흔한 유방 석회질은 양성 · 악성 여부에 따라 위험도에 큰 차이가 있다. 유방 석회질 중 악성은 전체의 10% 이하이다. 악성 석회질은 아주 초기 유방암을 뜻하므로 제거하는 것이 좋다. 유방 석회질은 유방 촬영을 통하여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유방 석회질의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유방에 염증이 있었거나 유방 수술을 받는 사람 중에서 유선에서 분비되는 분비물이 잘 배출되지 못할 때 생기기 쉬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혈관 벽을 구성하는 세 개의 층 중에서 중간인 근육 층에 칼슘이 쌓이는 것을 ‘혈관의 석회화’라고 한다. 말랑말랑하고 탄력이 있어야 하는 혈관이 석회화되면 딱딱해진다. 그렇게 되면 혈액 흐름이 원활하지 못해 혈전(피떡)이 잘 생기며 뇌졸중, 심근경색증 등의 위험이 높아진다. 혈관의 석회질은 비만, 고지혈증 등으로 생긴 미세한 염증들이 아무는 과정에서 생긴다. 혈관에 석회질이 있으면 고지혈증과 동맥경화증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를 뜻한다.
일부 병원에서 혈액 내 칼슘을 제거해 준다는 ‘킬레이션 요법’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이 주사를 맞는다고 혈액 내 칼슘이 모두 제거되는 것은 아니다. 또한 혈관 내 칼슘을 없앤다고 협심증이나 뇌졸중을 막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인대에 칼슘이 쌓이는 석회화 건염과 관절강 내에 칼슘이 쌓이는 가성통풍은 40∼50대부터 잘 생긴다. 오랫동안 사용해온 관절과 인대의 탄력이 떨어지면서 방어 기전의 하나로 칼슘이 모이는 것으로 추정된다. 엉덩이나 무릎, 어깨관절이 끊어질 것 같은 극심한 통증을 초래한다.

뇌의 기저핵이 아닌 소뇌나 측두엽 등에 석회질이 생기면 간질이나 심각한 인지기능 장애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정확한 검사가 필요하다. 폐 석회질은 과거에 폐결핵, 규폐증, 석면폐증이 있었던 사람들에게 주로 나타난다.
칼슘을 많이 섭취한다고 석회질이 잘 생기는 것은 아니다. 즉 칼슘 보충제, 우유 등으로 칼슘을 많이 섭취해도 부갑상선호르몬, 신장 기능에 문제가 없다면 체내 칼슘의 양은 일정하게 유지된다. 칼슘이 특정 부위에 잘 침착되는 이유로는 노화, 고지혈증 등이 거론되고 있으나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뼈는 대사가 매우 활발히 일어나는 조직이며 조골세포(osteoblast)와 파골세포(osteoclast)가 있다. 성장기에는 총조골세포의 활성이 파골세포의 활성보다 크므로 뼈가 분해되는 것보다 더 많은 뼈가 형성된다. 노년기에는 파골세포의 활성이 좀더 크다. 골량은 출생 후 사춘기를 지나 30대에 최고치를 이루며, 그 후 어느 정도 안정되다가 40대 또는 50대 초반부터 나이의 증가에 따라 감소한다. 특히 여성은 남성보다 골량이 적으며 폐경 후 5년 동안 급격하게 골손실이 진행된다.

특히 여성의 경우 폐경기에 이르면 에스트로겐(호르몬)이 감소되어 뼈의 재형성보다 분해가 더 활발해진다. 이에 골밀도가 급격히 낮아지게 되어 뼈가 약하고 부러지기 쉬운 상태가 된다. 따라서 그 이전, 특히 성장기에 충분한 칼슘 섭취로 최대한 뼈를 강화하여야만 40대 이후 뼈의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
청소년기에 칼슘의 체내 보유가 빠르게 이루어지며, 칼슘의 축적속도는 여자는 13세, 남자는 14.5세 무렵에 최대에 이른다. 골격의 칼슘 축적은 30대 중반에 최대 골질량에 도달한다. 뼈의 강도는 뼈 무기질 밀도(골밀도)에 좌우된다. 뼈의 결정(crystal)이 조밀하게 채워질수록 뼈의 구조가 더 강해진다. 따라서 젊을 때부터 뼈를 튼튼하게 다져놓아야 노년기에 골량이 손실되더라도 골다공증에까지 이르지 않게 된다.

칼슘의 중요한 생리 작용에는 혈액 응고, 근육의 수축과 이완, 심장의 규칙적인 박동, 신경전달 물질의 분비, 효소의 활성화, 융모의 운동, 백혈구의 식균 작용, 세포의 분열, 여러 영양소의 대사 작용 등에 관여하고 있다. 또한 칼슘은 세포막을 통한 물질이동의 조절인자 역할을 한다. 칼슘은 골밀도뿐만 아니라 체중 조절, 당뇨, 대장암 예방 등에도 역할을 한다. 즉 체중을 줄이기 위해 식이요법을 할 때 칼슘을 1,000㎎ 전후로 섭취하면 체중 조절 효과가 더 크며, 칼슘 고(高)섭취군이 저(低)섭취군에 비해 당뇨 및 대장암 발생 위험성이 감소되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칼슘은 소장 상부에서 대부분 능동적 운반에 의해서 흡수되며, 소장 하부에서는 단순 확산에 의해서 흡수된다. 동양인에게 흔한 유당불내증(lactose intolerance)이란 우유 속의 유당(乳糖)을 장(腸)에서 제대로 소화해내지 못하는 현상으로 가스, 복통, 설사가 일어난다. 그러나 이러한 증상은 우유를 조금씩 자주 마셔서 장(腸)을 훈련시키거나 요구르트나 치즈 등 유제품을 먹음으로써 극복할 수 있다. 체내 칼슘 이용률은 체내 요구도가 큰 성장기, 임신기, 수유기에 증가하며, 또한 지속적으로 칼슘 섭취가 낮은 경우에도 증가한다.
칼슘의 흡수율은 모유 영양아는 60%, 소아 및 청소년기는 40%, 성인기에는 30% 내외로 알려졌다. 또한 칼슘의 흡수율은 섭취하는 식이 성분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즉 단백질, 비타민 D, 유당, 펩타이드 등은 칼슘 흡수를 촉진하나 지방, 식이섬유, 인산, 수산, 피틴산 등은 흡수를 저해한다. 하루에 1,000㎎의 칼슘을 섭취하려고 할 때 한 번에 섭취하는 것보다 500㎎씩 두 번에 나누어 복용하는 것이 좋다.

만약 칼슘 섭취량이 부족하여 혈액 중의 칼슘의 농도가 낮아지면 신체는 이를 보상하기 위해서 뼈에 있는 칼슘을 녹이게 된다. 이에 뼈는 점점 약해지게 된다. 골질량(bone mass)이 감소하면 뼈가 작은 충격에도 쉽게 부러지며, 허리가 구부러지거나 키가 줄어드는 현상도 나타난다. 칼슘과 비타민 D를 충분히 섭취하여야만 뼈에 있는 칼슘의 분해를 최대한 줄일 수 있다. 또한 규칙적인 운동을 하여 뼈와 관절의 기능을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며 지나친 식이섬유, 인, 카페인 섭취는 칼슘을 몸 밖으로 배출시키고 칼슘의 흡수를 방해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일상의 식사에서 부족한 칼슘을 보충할 목적으로 섭취하는 건강기능식품의 기능성은 ① 체내 칼슘의 대부분(99%)은 골격과 치아에 존재하고 극히 일부(1%)가 세포 내외의 체액에 존재하면서 신체의 생리조절 기능 수행, ② 골격과 치아의 구성 성분(뼈와 이를 구성함), ③ 칼슘 부족 예방, 성장 발육 도움 등이다.

결핍증 및 과잉증

칼슘이 부족할 때 골질량의 감소와 테타니(근육의 수축, 경련), 구루병, 골연화증 및 골다공증의 발생 위험이 높다. 또한 영유아, 아동에게는 성장지연이 된다. 한편 칼슘 섭취가 지나칠 때는 고칼슘혈증, 신장결석증, 알칼리증후군 등을 일으킬 수 있다.
미국 국립암연구소 연구결과에 의하면 음식과 보충제를 통한 하루 칼슘 섭취량이 가장 많은 그룹이 가장 적은 그룹에 비해 대장암 발생률이 남성은 16%, 여성은 28% 각각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남성의 경우 칼슘 섭취량 최고 그룹이 최저 그룹에 비해 식도암 위험이 약 30%, 두경부암이 20% 각각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

건강한 치아를 갖기 위해서는 칼슘 함유량이 높은 식품을 섭취하여 치아 뿌리를 튼튼히 유지하는 것이 기본이다. 칼슘은 체내의 인산과 결합해 인산염을 생성하는 특성으로 인하여 체내에 흡수되는 양은 적다. 이에 칼슘을 효율적으로 섭취하기 위해서는 칼슘 섭취를 돕는 식품과 함께 먹는 것이 좋다. 칼슘 섭취를 돕는 식품에는 우유, 다시마, 가다랑어, 양배추, 프락토 올리고당 등이 있다.

프락토 올리고당은 장 내 산성도를 낮춰 인산염을 잘게 부수어 칼슘이 체내에 흡수되기 쉬운 상태로 만든다. 프락토 올리고당은 단맛을 내는 당이지만 침에서 분비되는 아밀레이스에 의해 소화되어 구강이나 치아에 당 성분이 달라붙지 않아서 충치 유발과 관련이 적다.

우유는 자체적으로 칼슘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우유 속의 유당은 칼슘과 결합하여 용해성을 증가시키게 되어 칼슘 섭취가 매우 효율적으로 이뤄진다. 다시마와 가다랑어는 비타민 D가 풍부해 칼슘을 섭취할 때 체내 흡수를 높인다.
칼슘 섭취시 권장 사항에는 ① 우유를 먹어 속이 좋지 않은 경우에는 따뜻하게 데워 마시거나 요구르트, 떠먹는 요구르트, 유당분해우유 등을 이용하고, ② 새우, 미역, 두부, 깻잎 등 칼슘이 많이 들어 있는 식품을 메뉴에 포함하며, ③ 시금치, 무청, 근대 등의 수산염, 밀기울, 밀, 콩류에 포함된 피틴산염 등은 칼슘 흡수를 저해하므로 칼슘이 풍부한 식품과 같이 섭취하지 않는다 등이 있다.

칼슘과 관련된 여러 질병 중 대표적인 것이 골다공증(骨多孔症)이다. 골다공증은 갱년기나 폐경기에 여성 호르몬이 감소함에 따라 골량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발생한다. 주로 폐경 후 3∼7년 사이에 급격한 골손실이 일어나므로 폐경 후 여성에서 골다공증 위험도가 증가한다. 골밀도(骨密度)를 측정하여 골다공증을 진단한다.

골다공증의 치료는 식이요법, 운동요법, 약물요법이 병행되어야 한다. 충분한 칼슘 및 비타민 D를 섭취하고 균형적인 식단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골밀도를 증가시키는 운동으로는 빠르게 걷기, 조깅, 웨이트 트레이닝 같은 체중 부하 운동을 하루에 30분씩, 주당 3∼5회 시행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치료약제로 칼슘제제, 비타민 D제제, 여성호르몬제제 등이 있으므로 개개인에 맞는 약제를 선택하여야 한다. 한편 칼슘 과량 복용 시 나타나는 부작용에는 신부전, 신장 결석, 고칼슘혈증 등이 있다. 미국에서는 모든 연령층의 칼슘 상한 섭취량을 식이칼슘과 칼슘 보충제를 합하여 1일 2,500㎎으로 설정하였다.